끄적2010. 2. 21. 16:19
주말 내내 마음이 계속 불편했는데,
생각해보니 수업 시간에 말을 잘못한 것 같다란 생각이 든다.

마지막 시나리오들을 점검하면서 감독님이 수강생들에게 코멘트를 하라고,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. 누구씨 의견 없으세요. 누구씨 말해 보세요.
사실, 별 생각이 없었던 나는 몇 번이나 대답하기를 고사하다가.
세 번째 사람에게서는 어쩔 수 없이 무언가 말해야겠다는 압박감을 느꼈다.
하고 싶었던 포인트가 명확하게 있었던 게 아니었던 데다가. 이상하게 긴장을 한 관계로
말은 길어졌고, 급기야는. 저라면 이렇게 피 나오는 것은 보지 않을 것 같은데요, 라는 쓸 데 없는 말도 해 버렸다.

그러니까,
그 영화를 만들겠다는 사람한테 대놓고, 제 스타일은 아니에요,라고 말해 버린 것.
사실, 내 스타일이고 아니고, 그게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,
단지 그 사람이 만든 시나리오 안에서, 도움을 줄 수 있는 말을 했어야 하는데.
머리로 생각하고 말하지 않고, 입에서 나오는 데로 말하다 보니깐. 블라블라. 흘러간 것.

나도 모르게 어물정 문장을 마무리는 하였으나
당연 건설적인 비판이 아니었기에, 별 반응 없이 다음 사람으로 넘어갔다.

문제는.
내가 왜 그랬을까,라는 것
할 말이 없었으면 그냥 말았을 것을
왜 알 수 없는 의무감을 느껴 아무 말이나 해 놓고
또 그 말 때문에 상대방에게 상처를 줬을까 하는 거다. (물론 주관적으로 내가 느끼는 거지만. 아마 상처를 줬을 거야, 하고)

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라 이런 일이 종종 있었던 것 같다.
괜히 쓸데없이 초점 없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.
그런 경우는 보통 긴장했다거나, 뭔가 말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.
늘 말을 내뱉고는 후회하곤 했다. 늘. 늘.

뭔가 고쳐야한다.
음.

할 말이 없으면 하지 말자.
할 말이 있으면 꼭 하자.

새해 계획.
아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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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살금